자의 반, 타의 반으로 유튜브를 필요할 때가 아니면 잘 시청하지 않는다. 빠더너스란 채널이 존재하는 줄도 몰랐고, 문상훈을 작가로서 처음 만났다. 나는 이런 트위스트가 좋다. 가령 아들들에게는 뽀로로를 애니메이션보다는 생활 속에서 먼저 만나게 한다거나, 아기상어 노래를 핑크퐁 버전이 아닌 좀 더 심심한 영어 어쿠스틱 버전으로 먼저 소개해 준다던가.
문상훈이란 사람 혹은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띄워놓고 읽었더라면 이 책을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였을테다. 훌륭한 작가들은 도무지 손에 닿지 못할, 구름 위의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마련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공감을 넘어 글쓴이가 마치 나인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 것이다. 빠더너스를 먼저 알았더라면 인기 많고 재능 넘치고 재미있는 개그맨과 나를 같은 차원에 두고 생각할 엄두조차 못 냈을 것이다. 유명세를 힘입지 않더라도 그의 다정한 고독에 위로의 힘이 있었다. 뿌리염색을 하며 그간의 나이듦을 서글퍼할 새도 없이 단숨에 읽어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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